65명이 구조됐고, 12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얼마나 더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는지는 알 수 없다. 14일의 화재로 폐허가 된 영국 런던 서부 켄싱턴의 24층 아파트 그렌펠타워에서 시신 수습과 생존자 수색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 등을 알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런던경찰청의 스튜어트 쿤디 국장은 이날 오후 “지금까지 사망자 12명을 확인했으며 수습 과정에서 사망자 수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생존자들이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가 있었으나, 그는 “불행하게도 생존자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런던소방대는 소방관들이 이미 건물 대부분에 대한 수색을 마쳤다고 밝혔다. 소방대는 “스스로 건물에서 빠져나온 사람들 외에 소방대가 65명을 구출, 응급구조대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테레사 메이 총리는 이번 사고의 경위와 화재 이전 방재 대책이 미흡했다는 지적 등에 대해 “적절한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메이 총리가 불이 나고 12시간 가량 지나서야 내각회의를 소집하고 “비극적인 사건”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에 대해, 늑장대응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것은 14일 오전 1시 무렵이었고 이미 이 때부터 언론들은 실시간 중계를 하며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메이는 이날 오후에야 총리실 대변인을 통해 ‘사고 수습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오후 4시에 내각 회의를 소집했다.
노동당은 당국이 화재 위험성을 경고하는 주민들과 전문가들 의견을 묵살해왔다며 공세에 나섰다. 그렌펠타워 주민단체가 몇 년 전부터 “대형 화재가 날 수 있다”고 경고해왔음에도 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조차 없었고 종합적인 화재경보 시스템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총선에서 의석을 늘려 발언권을 키운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2009년 6명이 숨진 런던남부 캠버웰 화재사건을 거론하며 “당시 고층아파트인 라카날하우스에서 참사가 일어나자 오래된 고층아파트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는데 무시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지방당국에 필요한 재정지원을 거부하면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말했다. 런던에는 라카날하우스같은 노후 아파트 건물 4000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돼, 2009년 이미 이 건물들에 화재 진압시스템과 스프링클러 조치를 의회 초당파 그룹이 권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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