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다 사죄 6번[권대정 기자 2018-05-01 오전 11:39:45 화요일] djk3545@empas.com
‘물컵 갑질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전무가 1일 경찰에 출석했다.
조씨는 이날 오전 9시 56분쯤 서울 강서경찰서에 출석해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조씨는 “총수 일가 사퇴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대한항공 직원들이 촛불집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진심으로 죄송하다”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조씨는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을 6번 반복한 뒤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조씨는 이날 검은색 에쿠스 차량을 타고 경찰서 안까지 진입해 포토라인에 선 뒤 200명 가까이 몰린 취재진 앞에서 이런 입장을 밝히고 3분 뒤 경찰청사로 들어갔다.
조씨는 지난달 16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광고 관련 회의에서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소리를 지르며 유리컵을 던지고,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참석자들에게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사건 이후 광고대행사의 업무에 차질을 줬다는 혐의(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도 받는다.
경찰은 조씨가 광고대행사 직원을 향해 유리컵을 던졌는지 수사할 예정이다. 물만 뿌렸다면 단순 폭행 혐의가 적용되지만, 유리컵을 던졌다면 특수폭행 혐의를 받을 수 있다. 특수폭행죄는 ‘반의사 불벌죄’인 폭행죄와 달리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처벌할 수 있다.
사건을 내사하던 경찰은 참고인 조사를 거쳐 지난달 17일 조씨를 입건했다. 다음날부터 이틀간은 광고대행사와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해 조씨 휴대전화 2대와 회의 참석자들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하고 당시 정황이 저장된 녹음 파일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참고인과 조씨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이에 대한 사실 관계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경찰은 대한항공과 광고대행사 측 회의 참석자들을 조사해 “조씨가 유리컵을 던지고 종이컵의 음료를 대행사 직원 2명에게 뿌렸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조씨는 지난달 15일 “어리석었다. 죄송하다”면서도 “(물을) 얼굴에 뿌리지 않았다. (물컵은) 밀치기만 했다”고 했다.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조씨가 폭언이나 폭행으로 광고대행사에게 주던 업무를 임의로 중단시켰을 경우, 업무방해 혐의까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가 증거인멸이나 피해자를 상대로 한 회유·협박이 있었는지 등도 이번 조사에 포함된다.
‘물컵 갑질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전무가 1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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