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조모씨(28)는 어버이날 선물을 고민하다 ‘현금’을 택했다.
몇 해 동안 이런저런 선물을 준비해 봤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 아끼는 것인지 도통 부모님이 선물을 활용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씨는 “부모님이 쓰지도 않을 선물로 돈을 낭비하는 것보다 그냥 현금을 선물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주변에도 현금으로 선물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이처럼 어버이날 선물 선호 경향이 카네이션 같은 꽃보다 현금 등으로 바뀌면서 매년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특수를 누렸던 카네이션의 인기가 시들고 있는 상황이다.
구직사이트 잡코리아가 지난달 남녀 직장인 57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어버이날 부모님을 위해 준비할 선물(복수선택) 1위는 현금(69.6%). 식사(52.3%) 순으로, 어버이날의 대명사인 카네이션(35.9%)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더해 금품수수 등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으로 스승의 날 카네이션 소비가 사실상 거의 사라져 5월 특수를 누렸던 화훼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제주시내에서 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강모씨(45)는 “김영란법 시행 후 스승의 날 카네이션 소비가 거의 사라져 올해는 주문 자체를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며 “카네이션 판매 실적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양모씨(55)도 “꾸준히 카네이션 판매량이 줄고 있었지만 스승의 날 카네이션 소비가 줄어든 지난해부터 타격이 더욱 커졌다”며 “일 년에 한 번이라도 어르신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문화마저 사라지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