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일가에게 6월 첫째주는 ‘운명의 한 주’가 될 전망이다. 오는 4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부터 시작해,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같은 날 세관 당국의 소환조사가 예정되면서다. 조 회장과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도 각각 검찰과 교육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처지에 놓여 ‘일가’ 전체가 ‘풍전등화’의 한 주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고비는 구속의 기로에 선 이 이사장 사건이 꼽힌다. 이 이사장은 오는 4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부장판사 심리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로 돼 있다.
그의 혐의는 모두 7가지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특수상해, 상해, 특수폭행, 상습폭행, 업무방해, 모욕 등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서울 평창동 자택에서 출입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경비원에게 전지가위를 던지고, 차에 물건을 싣지 않았다며 구기동 도로에서 운전기사를 발로 차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인천 하얏트 호텔의 공사현장에서 조경 설계업자에게 폭행을 가하고 공사 자재를 발로 차 업무를 방해한 혐의, 평창동 리모델링 공사현장 작업자에게 소리를 지르고 손찌검을 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이 이사장이 2011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11명의 피해자에게 24차례 폭언하거나 손찌검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이사장에 대한 영장 발부 여부는 심사가 끝난 4일 오후나 이튿날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검찰과 경찰 등 사정 기관들은 전방위적으로 한진그룹 사주 일가의 각종 불법행위를 수사해 왔다. 일가 중에서 구속 심사를 받는 피의자는 이 이사장이 처음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어머니 이 이사장과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세관 소환조사를 받는다.
인천본부세관은 4일 오전 10시 조 전 부사장을 소환해 외국에서 물품을 들여온 경위와 위법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앞서 세관은 대한항공 협력업체와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2.5t 분량의 물품을 확보했다. 이 중에는 조 전 부사장을 의미하는 ‘DDA’ 등 총수 일가 코드가 부착된 상자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관 관계자는 일단 밀수를 의심할 만한 물품이 많은 인물부터 먼저 소환하는 것이라며, 조현민 전 전무와 이 이사장도 소환 가능성도 내비쳤다.
조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사장은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로부터 진상조사 대상자가 돼 있다.
교육부는 4일 오전 조사관을 인하대에 파견해 1998년 조 사장의 부정 편입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대학의 편입학 운영 실태를 점검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사장은 미국 2년제 대학에서 졸업 인정학점을 이수하지 못한 채 1997년 외국 대학 교환학생 자격으로 인하대에서 21학점을 추가 취득한 뒤 이듬해 인하대 경영학과에 편입했다.
그러나 당시 인하대 3학년 편입대상은 국내외 4년제 대학 2년 과정 이상 수료자나 졸업예정자인 것으로 알려져 부정 편입학 의혹이 제기됐다.
일단 인하대 측은 “당시 외국 대학과 국내 대학은 학점 체계가 달라 외국 대학 학점 이수자의 경우, 대학 심의위원회를 거쳐 학년 자격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부정 편입학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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