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 명 숨져[권대정 기자 2016-06-13 오전 10:50:05 월요일] djk3545@empas.com
범인은 아프간 출신 부모 둔 무슬림… 차량서 폭발물도
클럽 앞문에 들어오자마자 총 쏴 "50차례 총성 들리고 음악 멈춰" FBI "최근 테러 위협한 적 있어… 극단 이슬람주의자 단서 있다" 오바마·힐러리·트럼프 애도성명
총 맞은 경찰 헬멧 - 12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나이트클럽 인질구출작전에 투입된 한 현지 경찰관이 방탄 헬멧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사진은 이 경찰관이 작전 당시 착용했던 헬멧의 모습. /올랜도 경찰
"50차례의 총성이 들렸다. 흘러나오던 음악이 멈췄다. 사람들이 피를 흘리면서 바닥에 나뒹굴었고, 모두가 클럽 밖으로 달아나기 위해 몸부림쳤다."
12일(현지 시각) 총격사건이 벌어진 미국 플로리다주(州) 올랜도 동성애자 나이트클럽 '펄스(Pulse)'에 있던 목격자 존 앨러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새벽 2시쯤 AR-15 반자동 소총과 권총 등으로 무장한 용의자 오마르 마틴(29)은 입구에서 근무 중이던 경관과 총격전을 벌이며 클럽에 진입했으며 이후 클럽 이용객들을 인질로 잡고 대치했다. 현장에 있던 롭 릭은 "용의자는 앞문으로 진입하자마자 총을 난사했다"며 "클럽 경비원이 응사하면서 생존자들을 데리고 피한 뒤 칸막이 벽을 내린 덕분에 뒷문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이후 클럽 내부에서는 "무장 괴한이 총기를 난사하고 있다" "지금 화장실에 15명 정도가 숨어 있다"는 다급한 신고 전화가 경찰로 걸려왔다.
용의자 오마르 마틴은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민 온 부모를 뒀으며 1986년 뉴욕에서 출생했다. 2009년 결혼한 그는 사건이 발생한 올랜도에서 200㎞가량 떨어진 플로리다주 세인트 루시에서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당시 클럽 주차장에 있던 그의 밴 차량에도 폭발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BBC는 "경찰이 이번 건과 별개 사건으로 마틴에 대해 조사를 벌이던 중에 플로리다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졌다"며 "그가 극단 이슬람주의자임을 보여주는 몇 가지 단서가 있다"고 전했다.
총기 난사가 벌어지기 불과 몇 시간 전 이 클럽에는 라틴 음악 이벤트가 열린 탓에 입장객만 300명이 넘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십 발의 총성이 울렸지만 큰 음악 소리로 인해 이를 듣지 못한 피해자도 있었다.
수십 명의 경찰 특수기동대는 사건이 일어난 지 3시간 만인 오전 5시쯤 무장 차량으로 문을 들이받고 진입해 클럽 내부에 있던 30여명의 인질을 구했다. 경찰은 진입에 앞서 범인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두 차례 가짜 폭발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마틴은 총격전 과정에서 사살됐다.
올랜도 경찰 당국은 국내 테러, 혹은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일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아직 이 사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사건 발생 장소가 게이 클럽인 점으로 인해 '혐오 범죄'가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번 사건 소식을 전해 들은 마틴의 아버지는 NBC방송 인터뷰에서 "아들은 마이애미에서 두 남자가 키스하는 모습을 보고 몇 달 전 격분한 적이 있다"며 "이번 사건은 종교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급박한 상황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전해졌다. 총격전이 벌어지자 해당 클럽은 페이스북에 "모두 밖으로 나가 도망쳐라"라는 글을 올렸으며 트위터 등에도 무장한 범인이 인질을 잡고 있다는 글과 부상자들이 도로에서 치료받는 사진 등이 올라왔다. 올랜도 경찰도 트위터 등을 통해 주민에게 이 지역에 접근하지 말라고 알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국토안보부로부터 사건을 보고받고, 대변인 성명을 통해 희생자 유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끔찍한 행위로 인해 영향을 받은 사람들과 내 마음은 함께한다"고 했고,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도널드 트럼프도 "올랜도에서 정말 나쁜 총격사건이 벌어졌다"고
????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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