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테러러 비상 사태

독일 쇼핑몰 총기난사 또 충격 [권대정 기자 2016-07-25 오전 11:04:49 월요일] djk3545@empas.com

이번엔 독일이었다. 유럽에서 ‘테러의 안전지대’로 남아 있던 독일에서도 미국식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지면서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지난 한 달은 세계의 불안정을 그대로 드러낸 ‘공포의 한 달’이었다.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등 세계 전역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 과격주의에 빠진 ‘외로운 늑대’의 테러, 인종·종파 갈등에 의한 총기난사로 얼룩졌다. 

22일 오후 5시50분쯤(현지시간) 독일 바이에른주 뮌헨 도심 쇼핑몰에서 18세 이란계 독일인이 쇼핑몰과 인근을 다니며 총기를 난사해 9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범행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그가 IS와는 관계없으며 노르웨이 신나치주의자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의 총기난사를 흉내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8일 같은 주 뷔르츠부르크를 지나던 통근 열차에서 17세 아프가니스탄 난민 소년이 흉기를 휘둘러 승객 4명이 다친 지 나흘 만에 일어난 일이다. 

23일에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시아파 소수민족 하자라족 시위대를 겨냥한 수니파 IS의 자폭테러로 최소 80명이 숨지고 231명이 다쳤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시작된 이래 15년 만에 최악 참사다. 지난 한 달 사이 세계 전역에서 벌어진 사건은 세계가 앓고 있는 모든 ‘질병’과 불안을 압축해 보여줬다. 스위스의 한 언론은 세계가 “테러의 여름을 맞고 있다”고 썼다. 영국 가디언은 폭력과 혼란이 거듭되면서 “한 달 새에 세계가 거꾸로 뒤집혔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터키 이스탄불 공항 테러와 사흘 뒤 방글라데시 다카 카페에서 벌어진 인질극은 IS 추종세력의 소행이었다.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다드 번화가에서 일어난 IS의 자폭테러는 325명의 사망자를 내며 2003년 이라크전 이후 최악 테러로 기록됐다. 미국에서는 곪아 있던 흑백갈등이 터져나와 시민이 공권력을 향해 총구를 들이댔다. 

파리 테러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프랑스에서는 다시 남부 휴양지 니스가 ‘외로운 늑대’의 제물이 됐다. 튀니지 출신 남성이 트럭을 몰고 해안도로를 질주해 84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사상 최악의 총기 테러인 올랜도 나이트클럽 공격도 ‘외로운 늑대’인 아프가니스탄계가 저지른 사건이었다. 사회에서 배제되고 좌절한 사람들은 무기를 들고 거리로 나와 이웃들을 겨냥한다. 그 틈을 타 이방인을 향한 증오가 퍼지고, ‘강경대응’을 내세운 권위주의 정치인들이 인기몰이를 하면 다시 폭력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이다. 

뮌헨 총기난사는 테러와 광기가 뒤섞인 세계에서 안전한 곳은 없음을 확인시켜줬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 자이퉁은 “많은 이들이 실제 어떤 위험에 처한 것인지 (알지 못하는) 오랜 불확실성의 시간 속에 살고 있다”고 적었다. 유럽형사경찰기구(유로폴)는 지난 20일 보고서에서 올랜도 총기난사, 니스 트럭테러 등 올해 일어난 테러 모두 IS가 배후를 자처했지만, IS가 직접 기획·지원·실행한 테러는 없었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2000~2015년 사이 일어난 단독 공격의 35%는 정신장애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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