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류 춘삼이 엄마 되어 돌아오다

3년만에 새끼와 함께 [권대정 기자 2016-08-17 오후 3:38:33 수요일] djk3545@empas.com
'제주 바다'란 자연의 품으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 춘삼이(암컷·16세 추정)가 '엄마'가 됐다. 고향으로 돌아간지 지 3년만이다.

제주대와 이화여대 돌고래 연구팀은 2014년 7월 제주 바다에 방류된 춘삼이가 새끼를 낳아 기르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화여대 연구팀은 지난 9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춘삼이와 함께 헤럼치는 새끼 돌고래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수개월간 사진을 분석, 춘삼이와 새끼 돌고래의 행동 유형이 흡사하고 항시 붙어 다니는 점 등을 근거로 춘삼이의 새끼로 결론 내렸다.

이 새끼 돌고래는 약 1m 크기다. 연구팀은 태어난 지 한달 정도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제주 바다를 유영하는 남방큰돌고래의 모습. [제이누리 DB]

방류 돌고래가 번식에 성공한 사례는 지난 4월 삼팔이 이후 세계에서 두번째다

 

김병엽 제주대 돌고래 연구팀 교수는 “춘삼이를 방류할 때 야생 생존 가능성이 낮다는 여론이 많았지만 출산한 것은 그만큼 적응을 잘 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라며 “방류된 돌고래의 잇따른 출산에 생명의 존엄성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춘삼이는 2009년 6월 제주시 외도2동 앞바다에서 어민의 그물에 걸려 돌고래쇼 업체에 팔아넘겨졌다. 춘삼이는 돌고래쇼를 해오다 불법포획 사실이 알려지면서 2013년 7월 제주시 구좌읍 김녕 앞바다에 다른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수컷·17세 추정)와 함께 방류됐다.

춘삼이 등 지느러미에는 ‘2’, 제돌이 등에는 ‘1’이 마킹돼 있다.

남방큰돌고래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주 연안에 110여마리가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으로 보호 대상 해양생물로 지정됐다. 삼팔이를 비롯해 제돌이, 춘삼이, 복순이, 태산이 등 방사된 돌고래 5마리는 방사 당시 일부 우려와 달리 야생 무리에 합류해 잘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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