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교육감 체제에서 논의가 겉돌던 ‘제주4.3희생자에 대한 명예졸업장’ 수여가 실현될지 주목된다.
이석문 교육감이 “학적부가 없더라도 각종 증언이나 인우보증을 통해 명예졸업장을 수여할 수 있도록 교육청이 노력하겠다”고 일단 물꼬를 텄다.
이석문 교육감은 17일 속개된 제주도의회 제321회 제1차 정례회 교육행정질문에서 고정식 의원(일도2동 갑, 새누리당)이 “4.3으로 인해 교육의 기회를 상실한 도민들에게 명예졸업장이라도 수여해 평생 한을 풀어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정책제안에 이같이 말했다.
4.3희생장에 대한 명예졸업장을 수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지난 9대 의회-양성언 교육감 체제에서도 줄기차게 제기됐지만, “검토”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명예졸업장을 수여한 사례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제주중학교와 북촌초등학교의 경우는 학교장 재량에 의해 명예졸업장이 수여된 바 있다.
이에 이 교육감은 “학교에서 4.3희생자를 대상으로 명예졸업장을 수여하려면 일단 학적부를 확인해야 한다. 비록 학교가 전소되고, 학적부 마저 소실된 경우라도 각종 증언이나 인우보증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진의지를 밝혔다.
특히 이 교육감은 “학교별로 향후 대책을 마련하겠지만, 희생자 및 유족들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해 가슴에 맺힌 한을 어느 정도 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교육청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학교 현장의 인명피해에 대해 추념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라는 제안에는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4.3당시 인명피해 조사활동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 교육감은 또 “학교 실정에 맞게 상징 조형물이나 위령비를 세우는 것도 적극 권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는 제주중학교, 위미초등학교, 삼양초등학교, 북촌초등학교에 4.3관련 위령비가 건립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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