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기구(ESA)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21년에 공동으로 발표한 '북극 영구동토층 파괴로 인한 생화학적 위험' 보고서에 따르면, 북극의 영구동토층이 빠르게 녹을 경우 고대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항생제 내성 세균, 핵 폐기물의 방사능, 기타 유해 화학 물질들이 방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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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추출된 100종 이상의 미생물이 항생제에 내성을 보였으며,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항생제 내성 세균이 녹은 물과 혼합되어 새로운 내성균이 생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빙하가 녹은 물이 많이 유입되는 지역일수록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이 높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또한, 연구진은 2100년까지 영구동토층의 3분의 2가 기후변화로 사라지면서, 고대 미생물뿐만 아니라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화학물질 및 방사성 물질이 대거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1955년부터 1990년까지 러시아 북서부 노바야제믈랴 제도에서 이뤄진 총 130회의 핵실험으로 인해 이 지역의 방사능 오염이 심각하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보고서는 또한, 러시아 정부가 과거 원자로가 존재했던 지역에서 정화 작업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방사능 위협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북극해 해저에는 수십 척의 핵잠수함이 사고로 침몰해 있어, 이 지역이 거대한 핵폐기물로 뒤덮여 있을 가능성도 언급되었다.
러시아 핵잠수함이 침몰한 바렌츠해는 현재 '핵 바다'로 불리며, 이곳에서 체르노빌 원전 폭발과 같은 위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바렌츠해에 면한 러시아 북서부 콜라 반도는 세계적으로 원자로 집약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평가되며, 관리가 소홀한 상태에 있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산업화 이후 영구동토층에 유입된 화석 연료 부산물과 오염물질들이 온난화로 인해 대기에 방출되는 사태도 우려되고 있다. 2024년 5월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독성 금속이 알래스카의 강과 하천에 유입되어 하천이 파란색에서 주황색으로 변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북극 영구동토층에 분포한 약 4500개의 산업시설과 1만 3000~2만 개의 오염 시설 중 상당수가 이미 붕괴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2100년까지 이 지역에 새로운 시설들이 더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북극 지역은 물론 지구 전체에 심각한 환경적 위협이 초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SA와 NASA의 연구진은 "지금까지 영구동토층에서 방출된 미생물과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제대로 파악하거나 정량화 한 적이 없다"며 추가 연구와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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