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 상반기 인도에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과 순이익을 기록했다. ‘14억 인구 대국’ 인도의 성장 가능성을 일찌감치 내다보고 30년 넘게 현지화 전략에 집중한 결과다. 인도는 지난해 주요 경제대국 중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8.2%)을 기록한 ‘뜨는 시장’으로, LG전자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뿐만 아니라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확대하며 인도법인을 현지 증시에 상장해 ‘인도 국민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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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LG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법인은 올 상반기 매출 2조86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인도법인이 반기 매출 2조 원을 넘어선 첫 사례로, 전년 동기 1조8151억 원 대비 14% 증가한 수치다. 특히 TV와 에어컨 등 가전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인도에서 에어컨(점유율 31%)과 OLED TV(64.2%)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매출뿐만 아니라 순이익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1982억 원으로, 작년 동기(1553억 원) 대비 27%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LG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인도법인의 매출과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가 인도 시장을 장악한 배경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있었다. LG전자는 1997년 인도법인을 설립한 이후 연구개발(R&D)부터 생산, 판매까지 일관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인도 소비자 취향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현지에 R&D센터를 설립하고, 노이다와 뉴델리에 생산법인도 세웠다. 또한 구매, 배송, 설치, 수리까지 책임지는 애프터서비스(AS) 시스템도 현지화의 일환으로 마련했다.
LG전자는 인도를 글로벌 생산 허브로 키우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푸네 공장에 300억 원을 투입해 냉장고 생산라인을 확장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LG전자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은 B2B 사업이다. 인도 내 시스템에어컨과 전자칠판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말 조직 개편 때 B2B인도사업실을 B2B인도사업담당으로 격상시키고, 첸나이 지역에 B2B 영업 거점인 ‘비즈니스 이노베이션 센터(BIC)’를 신설해 기존 노이다, 뭄바이, 벵갈루루와 함께 네 곳으로 확대했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B2B 매출 비중을 40%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전자가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인도의 높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하고 있지만 가전제품 보급률은 여전히 낮다. 중국과 달리 인도는 냉장고(38%), 세탁기(17%), 에어컨(8%) 보급률이 저조해 성장 여력이 크다. 또한 핵가족화와 맞벌이 가구 증가로 식기세척기 등 신가전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KOTRA에 따르면 2018년 110억 달러였던 인도 가전시장은 2025년 210억 달러로 두 배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는 LG전자의 인도 시장 장악력이 높아짐에 따라 인도법인 기업공개(IPO)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금융권과 인도법인 IPO 시점 및 조달 금액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IPO가 성공하면 최소 5억 달러(약 7000억 원) 이상을 조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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