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재벌 린치와 딸,그리고 '요트 파티와 허무한 죽음'

용오름이 발생 요트 강타, 이로 인해 전장 56m의 요트 급속히 침몰 [양동익 기자 2024-08-24 오전 8:46:18 토요일] a01024100247@gmail.com

 

 

‘영국의 빌 게이츠’로 불렸던 오토노미 창업가 마이크 린치의 18세 딸 해나 린치가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앞바다에서 실종된 지 나흘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유투브 https://www.youtube.com/watch?v=v8ygXN7TWp8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23일(현지시간) 수심 49m 아래에 가라앉은 호화 요트 ‘베이지언호’의 선실에서 마지막 실종자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시신의 신원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은 린치의 딸 해나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해나는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에 합격해 밝은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9일 새벽,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시 인근 포르티첼로 항구에서 약 700m 떨어진 해역에서 발생했다. 베이지언호는 폭풍우와 용오름(해상 토네이도) 현상에 휘말려 단 3~5분 만에 침몰했다. 사고 당시 승객 22명(승객 12명, 승무원 10명) 중 15명은 구조됐으나, 린치의 딸을 포함해 총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들 중에는 영국 금융인 조너선 블루머 모건스탠리 인터내셔널 회장 부부, 국제로펌 클리퍼드 찬스의 미국 변호사 크리스 모르빌로 부부 등도 포함돼 있었다.

 

이날 마지막 실종자의 시신이 발견됨으로써 베이지언호 침몰 사고의 모든 실종자가 확인됐다. 앞서 린치의 시신은 전날 수습됐고, 사고 발생 당일에는 선상 요리사 레칼도 토머스의 시신이 발견됐다.

 

베이지언호는 린치의 무죄 판결과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선상 파티를 위해 사용됐다. 린치는 2011년 오토노미를 미국 휼렛패커드(HP)에 110억 달러(약 14조7000억원)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부풀린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나, 올해 6월 무죄 판결을 받고 가택연금에서 풀려났다. 사고 당시 요트에 타고 있던 블루머 회장은 린치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인물이며, 모르빌로는 린치의 법적 대리인이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고 전 용오름이 발생하며 요트를 강타했고, 이로 인해 전장 56m의 요트가 급속히 침몰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현재 심해에 측면으로 누운 베이지언호를 인양할지를 논의 중이다. 전문가들은 인양 작업에 최대 1500만 유로(약 223억원)와 6~8주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린치의 무죄 판결 이후 기쁨을 나누려던 지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발생해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당국은 사고 원인과 요트 인양 여부에 대한 조사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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