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 평촌의 중학교 배정 문제가 다시 갈등의 중심에 섰다. 26일 안양시의회에서 열린 '중학교 입학 배정 개편 방안 모색' 정책 토론회는 무궁화마을과 목련마을 주민 간의 첨예한 의견 차이를 그대로 드러냈다. 범계중학교 배정을 둘러싼 주민들의 입장 차이가 갈등의 핵심으로 떠오르며, 학군 조정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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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마을 주민들은 자녀들의 통학 안전 문제를 이유로 범계중학교 배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한 무궁화마을 주민은 "우리 아파트에서 범계중학교까지의 직선거리가 25m에 불과한데도 불구하고, 자녀들이 1km 넘는 우범지대를 지나 다른 학교에 통학해야 했다"며 통학거리가 가까운 학교로의 배정을 호소했다.
반면, 목련마을 주민들은 무궁화마을 학생들이 범계중학교로 배정되면 기존 학생들이 다른 학교로 밀려날 수 있다며 현행 배정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열린 설명회에서 평촌 트리지아 아파트 입주로 인해 호계중학교 학생 수가 증가해, 현행 배정 방식 변경이 어렵다는 교육청의 설명을 인용하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안양의 중학교 배정은 동안중학군 내에서 세분화된 권역별로 이루어지며, 특정 초등학교 통학구역에 따라 정해진 중학교를 1지망으로 써야 한다. 무궁화마을의 경우 범계중학교와 가까운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신기중학교를 1지망으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신기중학교로 가기 위해 왕복 10차선 도로를 건너야 하는 통학 환경이 큰 문제로 지적된다.
이런 배정 방식은 1기 신도시 조성 당시 설정된 이후 약 30년간 유지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누적되어 왔다. 올해 상반기에는 무궁화마을 학생들도 범계중학교를 1지망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배정 방식을 변경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이에 반대하는 목련마을 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강하게 반발했다. 무궁화마을 주민들도 경기교육감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며 범계중 배정을 요구하는 등 갈등이 격화되었다.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이채명 경기도의원은 무궁화마을 배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청원을 제출한 인물로, 목련마을 주민들은 그가 무궁화마을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해충돌을 지적했다. 이 도의원은 토론회에서 "주민들의 오랜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불합리한 점을 바꾸려 했다"며,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이해충돌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범계중학교 배정은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범계중 배정 아파트는 신기중 배정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높으며, 이는 학군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목련마을 아파트는 최근 거래된 가격이 12억~14억원에 이르는 반면, 무궁화마을 아파트는 7억~8억원 대에 거래되었다.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학교 배정과 역세권이 아파트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평촌 지역 학군 때문에 이사 오는 경우도 많아, 학군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같이 학군 배정 문제가 아파트 시세와 밀접하게 연관되면서, 안양 평촌의 중학교 배정 문제는 단순히 교육 문제를 넘어 지역 사회의 갈등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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