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한국축구
세네갈 꺽어 [권대정 기자 2019-06-09 오후 3:50:32 일요일] djk3545@empas.com
U-20 대표팀에 관심이 큰 이유는 이들이 한국 축구의 미래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 물론 만 20세 이하 연령대에서 잘했다 해도 성인 국가대표팀에 들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도자 스타일이나 팀이 추구하는 방향과 맞아야 하고, 본인 포지션의 경쟁자가 누구인지도 중요하다. ‘운’이라는 실력 외적인 요소도 어느 정도 작용한다. 다만 지금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뛰어온 이들이 대부분 U-20 대표팀 등을 거쳐 성장했음을 떠올린다면 현 정정용호(號)도 지켜볼 가치가 충분하다.
명실상부한 최고 기대주 이강인
먼저 기대감이 하늘을 찌른 이강인. 우리가 이 선수를 제대로 평가할 기회는 극히 드물었다. 국내에서 잠깐 치른 연습경기, 소속팀에서 교체 투입돼 10~20분을 누빈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하이라이트 영상에 담길 정도의 번뜩이는 장면은 심심찮게 보여줬지만, 경기 흐름을 어떻게 조율하는지 점검하는 건 또 다른 일이었다.
“대회 하나를 통으로 뛰어봐야지.” 도취를 경계하는 지도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한 경기는 어쩌다 잘할 수 있다. 이상하리만치 좋은 몸 상태로 상상한 것만큼 잘 풀어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단기간 집중해 승패를 겨루는 메이저대회라면 특정 팀의, 특정 선수의 속살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또 한국보다 스페인에서 축구를 더 오래한 이강인이 잘 녹아들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했다. 당사자인 이강인 역시 이를 궁금해했다. 필자가 취재차 스페인 발렌시아를 주기적으로 찾을 당시 이강인은 본격적으로 대표팀 부름을 받기 전이었다. 그때도 “한국 형들은 볼 어떻게 차요?” “한국에서는 뛰는 훈련을 많이 한다면서요?”라고 묻곤 했다.
한국과 유럽 축구의 차이는 크다. 경기 중 특정 상황에 대한 대처나 경기 전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접근법이 굉장히 다르다. 이런 면에서 이강인은 유년 시절부터 양질의 교육을 받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이강인이 중학생일 때 ‘압박’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솔직히 꽤 놀랐다. 그는 종이에 우리 팀과 상대팀을 그려가며 “볼 뺏으려고 무조건 달려 나가면 안 돼요. 오히려 공간을 주게 된다니까요. 달라붙지 않고 이쪽 길목에서 기다려요. 그러면 상대가 어쩔 수 없이 들어오게 되고, 그 타이밍에 압박하는 것이 훨씬 잘 먹혀요”라고 설명했다. 성인 선수나 할 법한 고민을 어린 청소년 선수가 하고 있었다.
이강인의 가치는 단순히 눈이 즐거운 플레이에만 한정돼 있지 않다는 얘기다. 공을 다루면서 뿌리는 솜씨는 분명 남달랐다. 상대 압박에 맞서 버티고, 동료에게 패스해 다음 상황을 만드는 건 확실히 차별화됐다. 공이 없을 때도 큰 일을 해냈다. 공을 점유하고 있지 않은 선수라도 어떤 움직임을 취하느냐에 따라 경기력이 완전히 달라지기 마련인데, 축구를 읽을 줄 아는 이강인은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수비할 때 동료들의 위치를 잡는 일이나, 공격 시 비어 있는 동선을 짚어내는 일, 거드름 피우지 않고 본인이 먼저 부딪는 투지 등이 팀 분위기를 살렸다.
착한 막내도 야성을 품는 중

산전수전 겪은 지도자들이 으레 하는 말이 있다. “공 차는 모습만 보면 선수 성격 다 드러나지.” 개인적으로는 오세훈에게서 그런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U-17 월드컵 이후 귀국해 인터뷰한 날, 또렷하게 할 말은 하던 막내는 착하다는 이미지를 진하게 풍겼다. ‘착하다’는 건 마냥 좋은 게 아닐 수 있다. 특히 상대를 꺾고 승리해야 하는 스포츠계에서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오세훈에 대한 평가는 후했다. 특히 오세훈이 해외 전지훈련 중 유럽, 중미 팀들과 스파링을 할 때 현지 에이전트들이 그를 가리켜 “좋은 자질을 갖췄다”고 말하는 것을 여러 번 들었다. 다만 좀 더 파괴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그저 그런 선수로 끝날 수 있다는 시선도 있었다. 본인 역시 “처절하게 싸우며 더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겠다”고 다짐했고, 그 결과물이 이번 대회에서 계속 나타나고 있다. 페널티박스 안팎에서 취하는 동작이 과거보다 훨씬 위협적이었다.
최전방 공격수의 등장은 한국 축구 차원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최근에는 타깃형 포스트 플레이어에게 기대는 의존도가 점점 줄고 있다. 하물며 손흥민 활용법도 그렇다. 스피드를 주무기로 하는 이 선수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갔다.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서 정통 공격수 해리 케인이 없는 날이면 그 자리를 대신 맡고 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 하지만 오세훈 같은 자원이 잘 자란다면 경기 운영의 폭이 훨씬 넓어질 수 있다.
대표팀의 빠른 날개 엄원상
엄원상은 어쩌면 이번 대회 희생양이었다. 후방이 약한 대표팀은 스리백에 투 스트라이커를 얹는 3-5-2 전형으로 갈아탔고, 그 결과 측면 공격에 특화된 이가 설 자리가 좁아졌다. 다재다능한 윙어보다 공수를 활발히 오가는 윙백이 기회를 얻었다. 엄원상에게 주어진 임무는 후반 조커였다. 동료들이 상대 힘을 빼놓으면 느지막이 들어가 빠른 발로 헤집어놓는다.
광주FC U-18 금호고, 아주대 시절 이 선수를 관찰하면서 미래까지 확신했던 건 아니다. 이 스피드가 성인 무대에서도 통하겠느냐는 것. 단순히 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잡아끌고 걷어차려는 상대의 견제를 이겨내야 했다. 물론 지금까지는 합격점이다. 남들에겐 없는 무기로 광주FC에서나 U-20 연령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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