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정 . 경향 현대카드 jq
cccc 감귤 티볼트 n jdc
홈- 뉴스 - 정치

내일 남북정상회담

비핵화 중심 논의 [권대정 기자 2018-04-26 오후 2:11:26 목요일] djk3545@empas.com

PRINT :    SCRAP :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25일 “현 정부는 지금의 민족주의 정서를 확산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남 교수는 오는 27일 열릴 남북정상회담 앞두고 본지 인터뷰에서 “보수는 국가를 생각하고, 진보는 민족을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 교수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와 관련해서는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해 양 정상은 노력한다’ 수준의 원론적인 선언문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비핵화 합의와 관련해선 “왜 지금까지 남북 정상 간 핫라인 통화가 성사되지 않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방북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가 나오겠나”며 “아직 의제로 ‘비핵화’가 채택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번 정상회담을)봄날의 화려한 행진이라고 본다. 일종의 결혼 행진”이라며 “많은 커플들이 ‘행복’을 바라보며 결혼식장에 들어서지만 이혼율도 높은 게 현실”이라고 했다.

남 교수는 현 정부가 작곡가 윤이상을 ‘평화와 통일에 기여한 인물’로 언급하며, 윤이상의 고향인 통영산 문어를 만찬 메뉴에 포함한 것에 대해 “윤이상은 민족주의를 상징하는 인물”이라며 “민족을 대표하는 인물이지만, 국가를 생각하는 차원에선 용납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의 정책 입안자들은 가능하다면 북한과 손을 잡아 미국에게 할 말은 하겠다는 잠재의식을 갖고 있다”며 “지금 정책 결정자들의 DNA가 그렇다”고 덧붙였다.

남 교수는 최근 북한이 추가적인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선 “미래핵에 대해 선조치를 했으니,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미국이 갖고 오라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그는 우리 군이 대북확성기 방송을 선제적으로 중단한 것에 대해서는 “일찍 쓸 필요가 없는 카드였으며, 스스로 무장을 해제하는 격”이라며 “군이 주적관을 과연 제대로 세웠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남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

남성욱 고려대 교수가 25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교우회관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윤희훈 기자
-최근 북한과의 대화 국면에 대해 외신들의 관심도가 부쩍 높아진 것 같다.

“그렇다. 외신들은 대부분 북한이 돌변한 이유를 궁금해한다. 외국 언론들은 지금 북한의 태도가 드라마틱하게 변했다고 보고 있다. 외신은 국내 언론처럼 북한 동향을 매일 챙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북한의 태도 변화’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북한의 태도 변화에 진정성이 있다고 보는가?

“진정성이라는 단어는 상당히 인문학적인 표현이다. 이러한 표현을 사회학의 정점에 있는 국제 정치에 적용하는 건 비과학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진정성이 없다’고 평가하면 왜 회담을 하느냐는 문제가 나오고, ‘진정성이 있다’고 하면 북한이 하는 말은 다 믿겠다는 틀이 짜진다. ‘진정성’이라는 접근법보다는 협상을 통해 만들어낼 비핵화의 타임테이블이 중요하다. 미북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타임테이블이 삽입된 합의문이 나와야 한다. 최소한 향후 2년 내 해야 할 일을 월간이나 6개월 단위의 시간표로 만들어야 한다. 진정성을 예단하는 것보다는 합의 이행 여부를 철저히 따지는 게 중요하다.”

-구체적인 비핵화 타임테이블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라는 것인가?

“2005년 9·19 공동성명을 보자. 합의문을 도출했지만,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았다. 아무리 양측이 합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안 지켰으니 우리도 안 지키겠다’는 식이 되면 의미가 사라진다. 월별 시간표와 구체적인 이행 장소까지 들어간다면 더 좋다. 북한이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협상을 이행하겠다는 의지가 부족한 것이다. 그렇다면 더 강한 압박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이번 미북정상회담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런 자신감의 근거는 무엇이라고 보나?

“비즈니스를 많이 성공시킨 사람은 보통 자신감이 넘친다. 트럼프 역시 ‘방안에만 넣어주라. 그렇다면 서명하게 만들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트럼프는 ‘협상의 기술’이라는 책을 낼 정도로 협상력을 자부하는 인물이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재밌는 만평을 그렸더라. 김정은이 누워서 트럼프가 쓴 ‘협상의 기술’을 보는 장면이었다.”

-미북정상회담 성사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자세도 상당히 독특했다. 특히 ‘트럼프 띄워 주기’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트럼프라는 인물 자체가 자기만족으로 사는 사람이고, 남의 평가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정부의 그런 전략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트럼프는 그런 모습을 보이면서도 또 본질적인 사활이 걸린 이득은 양보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활이 걸린 이득을 포기하지 않는 사례라면?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미일정상회담이 그랬다. (※아베 총리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에서 철강 관세 철회와 TPP 합류를 요청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거절했다.) 사실 이번 미일 회담은 굳이 아베 총리가 갈 이유가 없었다. 장·차관급이 할 일을 자신의 스캔들을 잠재우려고 직접 갔는데 오히려 헛발질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조선일보DB
-트럼프가 그렇다면 김정은은 어떤가?

“미국에서도 김일성과 김정일은 인물 파악이 되는데, ‘김정은은 아직’ 이라고 한다. CIA도 김정은의 스타일별 시나리오를 따로 갖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김정은을 보기 전에 북한의 장점을 먼저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시스템의 연속성·전문성이다. 내가 지금까지 14차례 북한을 방문했는데, 갈 때마다 만나는 담당자가 바뀌지 않는다. 한 자리에서 과오만 없으면 30년은 그냥 간다. 현재 북한이 취하는 ‘미소외교’ 혹은 ‘립스틱외교’도 ‘한 달이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내부적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바뀌면 뭐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와서 자리 잡는 데 1년이 걸린다. 지금 현재 북한은 항상 그래 왔듯 남한을 통해 중국·미국·러시아·일본 순으로 대화에 나간다는 전략을 그리고 있다.”



 

On Air
시사 TV 코리아

서울 / 인천·경기 / 강원 / 충남 / 충북 /
전남 / 전북 / 영남(본부) / 제주
뉴스HOT

TV 특집 프로그램

기획기사

정읍 무성서원, 세계유산 됐다! 정읍시 칠보면 무성리에 자리한 무성서원(사적 제166호)은 우선 우아한 건축미가 인상적이다. 군더더기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