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미투 아닌 불륜이었다
민주원 씨, SNS 반박 [권대정 기자 2019-02-14 오후 12:19:50 목요일] djk3545@empas.com김지은 “미투는 마지막 외침이었다”
미투 관련 책 추천사에 “이 싸움 끝에 정의가 있기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부인 민주원(왼쪽 사진) 씨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을 비판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 성폭행 혐의에 대해 유죄라고 판결했다. 민 씨는 남편을 ‘안희정 씨’라고 지칭하면서 “김지은(오른쪽) 씨는 안희정 씨와 불륜을 저지르고도 그를 성폭행범으로 고소했다”며 “이번 사건은 용기 있는 미투가 아니라 불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 김지은 씨 측은 재판에서 사실이 아니어서 배척된 내용으로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민 씨가 13일 밤 자신의 SNS에 “김 씨를 피해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적극적으로 제 남편을 유혹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또 “이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김 씨가 아니라 저와 제 아이들로, 불륜을 저지른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상황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 씨는 글에서 “김 씨보다 더 나쁜 사람은 안 씨라고 생각한다”며 “(두 사람을) 용서할 수 없고, 두 사람이 저의 가정을 파괴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민 씨는 2017년 8월 18일 오전 4시쯤 충남 보령시에 있는 상화원이라는 콘도에서 자신과 안 씨가 자고 있던 방에 김 씨가 들어왔다고 재차 주장했다. 민 씨는 “김 씨가 1심에서는 ‘(주한 중국대사 초청행사에 참석한 중국 여성과의) 밀회를 저지하기 위해’ 방 앞을 지키고 있었다고 했는데, 2심에서는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라고 말을 바꿨다”며 “성폭력을 가한 가해자를 지키기 위해 방문 앞 계단에서 쪼그리고 앉아 잠이 들었다는 1심에서의 주장이 자신이 생각해도 말이 되지 않아 진술을 번복했다”고 했다. 민 씨는 김 씨의 주장을 반박하는 차원에서 상화원 방을 찍은 동영상도 올렸다. 민 씨는 “문과 가장 가까운 계단의 위쪽 끝에 앉아 있었다 하더라도 문까지는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 쪼그리고 앉아 있다 일어나면 벽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그런데도 벽을 통해 실루엣이 비치고 눈이 마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적었다.
김 씨의 변호인은 “증거가 민 씨의 증언밖에 없고, 2심에서는 피고인 등의 증언을 합해서 판단을 다시 내린 것”이라며 “공개된 법정에서 이미 나왔던 주장이고 사실이 아니어서 배척당한 것임에도 이렇게 2차 피해를 가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방문의 상단 부분이 반투명한 만큼 방문 밖에 있는 사람의 실루엣을 충분히 볼 수 있다며 방 안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김 씨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김 씨는 신간 ‘미투의 정치학’ 추천사에서 “미투는 마지막 외침이었다. 이 싸움의 끝에는 정의가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씨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 대선 캠프에 들어갔다. 하지만 성폭력을 당하고, 사람과 세상으로부터 스스로 격리됐다”고 썼다. 김 씨는 당초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폭력 문제를 다뤄온 연구 모임 ‘도란스’의 신간 ‘미투의 정치학’에 원고지 150여 장 분량의 글을 게재할 예정이었다가 이 글이 또 다른 법적 분쟁을 일으켜 재판에 불리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해 추천사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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