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 북한에 직접 말한다, 이일을 끝내자
연말 시한에 '상관 없다' [권대정 기자 2019-12-17 오전 9:44:40 화요일] djk3545@empas.com
한국 체류기간 중 만남’ 공개 제안
연말 시한엔 “포기 없다” 대화 뜻
“한반도 문제 최고 관심 가질 것”

한국을 방문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사진)가 북한 측에 자신이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만나자고 공개 제안했다.
비건 대표는 16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협의한 뒤 공개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카운터파트에게 직접 말하고 싶다”면서 “지금은 우리의 일을 할 때다. 이제 그 일을 끝내자.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들은 어떻게 접촉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과 관련해 “북·미 정상합의를 이행하는 데 있어서 우리에게 데드라인 같은 것은 없다”며 “기대한 만큼의 진전은 없었지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이어 “너무 늦은 것은 아니지만 미국 혼자서 할 수는 없다”며 북한의 호응을 촉구했다.
비건 대표는 또 최근 북한의 위협적 성명·담화 등에 대해 “매우 적대적이고 부정적이며 불필요한 것”이라면서 “한반도 평화 유지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도훈 본부장은 회견에서 “비건 대표와 아주 좋은 협의를 했다”면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비건 대표는 외교와 대화를 통한 미국의 문제 해결 의지는 변함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협상이 재개되면 북한의 모든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비건 대표는 앞서 북한 측에 서울 체류 기간에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으나 답을 받지 못하자 이날 공개적으로 재차 회담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7일 오전까지 서울에 머무는 비건 대표가 판문점에서 북측과 만날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건 대표는 기자회견 뒤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을 위한 비건 대표의 지속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비건 대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비건 대표는 외교부가 마련한 국무부 부장관 지명 축하 리셉션에서 “앞으로도 한반도 문제 진전을 위해 최고의 관심을 갖고 (한국 및 일본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주요인사 면담 등 비공개 일정을 소화한 뒤 17일 오후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 북·미 타협 관건은 ‘한·미 훈련’ ‘핵·미사일 실험’ 쌍중단 유지
비건, 북 ‘카운터파트’ 최선희 향해 회담 제안 배경
북이 내건 ‘새로운 셈법’ 중 트럼프·북 모두에 현실적 대안
비건 “균형 잡힌 합의 준비돼 있다”…북 입장 일부 수용 뜻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공개적으로 북한에 회담을 제안한 것은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양측이 충돌 위기로 치닫고 있는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북한이 스스로 시한을 설정한 부담을 덜어주고 북·미 모두 ‘체면을 살릴 수 있는 타협’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로 읽힌다.
비건 대표는 이날 이례적으로 외교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준비해온 기자회견문을 읽었다. 북한에 공식적으로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와 함께 북한과의 회담이 무산되고 북한의 도발적 행동으로 이어질 경우 이에 대한 대응 명분을 축적하려는 뜻도 있어 보인다. 북한과의 소통 채널이 원활치 않다는 것을 드러내는 장면이기도 하다.
2018년 8월 취임한 비건 대표는 과거 방한 시 청사 안팎에서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힌 적은 있지만, 브리핑룸에서 정식 회견을 연 적은 없었다. “북한의 카운터파트들에게 직접 할 말이 있다”고 말문을 연 비건 대표는 이 대목에서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했다. 그는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발언을 의식한 듯 “크리스마스는 가장 성스러운 휴일의 하나”라며 “이날 평화의 시대를 열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비건 대표의 회담 제안은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사진)과의 판문점 회동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2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 판문점에서 실무협상을 한 경험이 있다. 북한이 응한다면 현재의 북·미관계 분위기는 반전의 계기를 잡을 수 있다. 북한의 호응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이 단순히 ‘일단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식이라면 성사되기 어렵다. 대화의 물꼬를 틀 만한 대북 제안이 있어야 북한의 응답을 이끌어낼 수 있다. 비건 대표가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비공개 오찬 간담회를 하며 “타당성 있는 단계와 유연한 조치를 통해 균형 잡힌 합의에 이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은 북한 입장을 일부 수용할 뜻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은 미국과의 비핵화 논의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미국이 새로운 셈법을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새로운 셈법이 무엇인지 명시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지난 10월 스톡홀름 북·미 실무접촉에서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발표한 성명을 통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당시 김 대사는 대북 제재 해제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첨단무기 한반도 반입 중단 등 크게 3가지를 열거했다. 이 조건들이 충족돼야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요구를 미국이 모두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 정부 소식통은 “대화 재개를 위해서는 이 문제들을 검토해야 하겠지만, 대선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같은 북한의 주장을 전부 수용할 것이라고는 북한도 기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북한 요구와 대화 재개 접점은 ‘한·미 군사훈련 중단’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미 군사훈련은 북한이 가장 신경 쓰는 위협 요소 중 하나인 데다 트럼프 대통령도 여러 차례 중단을 언급한 바 있다. 그동안 북·미 대화 국면의 기본 뼈대도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유예와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교환하는 ‘쌍중단’이었다. 만약 미국이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한·미 군사훈련 전면 중단’을 제시하고 북한에 핵실험·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엄을 유지할 것을 요구한다면 타협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북·미 대화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대화 재개의 첫번째 단추는 쌍중단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다만 과거처럼 북·미 양측의 자발적 조치에 의한 쌍중단이 아닌 정식 합의를 통한 쌍중단이 이뤄져 양측이 지켜야 할 의무사항이 무엇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선적으로 쌍중단을 분명히 하는 조건으로 대화를 재개하고 실무협상에서 북한의 관심사인 제재 문제와 비핵화 조치의 연동을 논의하는 방식을 북한에 제시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만약 이를 북한이 받아들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내세웠던 ‘대북외교의 업적’을 유지할 수 있고 안전하게 대선을 치를 수 있다. 북한은 안전보장을 위한 중요한 조치를 얻어내고 미국과 마찰 없이 트럼프의 재선 여부를 지켜보는 ‘전략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도해볼 만한 방안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비건 대표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외교부, 통일부, 청와대 고위 당국자들을 두루 만났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면담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한·미관계, 한·일관계 등을 논의했다. 비건 대표는 현재 상원 본회의 표결 절차를 남겨두고 있으며, 국무부 부장관에 정식 임명될 경우 조 차관이 카운터파트다. 조 차관과 비건 대표는 “한·미 간 현안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비건 대표는 오후에는 경기 평택시 미군기지를 방문한 뒤 저녁에는 한·미 외교당국이 주최하는 리셉션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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