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핀이 안 뽑혀요. 이거 불량 소화기죠?”
6일 오전 서울 용산소방서 뒤편 공터. 소화기 분사 실습에 나선 기자는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안전핀 고리를 뽑지 못하고 소화기와 30초 넘게 끙끙댔다. 옆에 있던 용산소방서 전민호 소방관(37·용산소방서 교육팀장)이 혀를 찼다. “왼손으로 손잡이를 누르고 있으니까 안전핀이 안 빠지죠.” 나도 모르게 손잡이 잡고 있었던 것. 손잡이에서 손을 떼니 안전핀이 쑥 빠졌다.
안전핀이 빠지는 순간 불쑥 걱정이 밀어닥쳤다. 안전핀이 뽑히면 소화액이 바로 분사되는 것은 아닐까. 기자가 ‘소화기 문맹’임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전 소방관은 한심해 보이는 듯 미소를 지었다. “손잡이를 쥐기 전까지는 안 나가요. 소화기 압력계 바늘이 초록색(정상)에 와 있는지부터 확인해보세요.” 바늘은 다행히 초록색을 가리키고 있었다. 바늘이 노란색(비정상)에 있으면 압력이 과하거나 부족해 분사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