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맞이한 대한민국, 우리는 어떻게 설을 보내고 있는가
가족, 친지들과 따뜻한 말 한마디 나누는 설 명절 되어야 [김남욱 기자 2018-02-15 오전 7:23:34 목요일] blueknu@naver.com
2018년 무술년의 초입을 지나 어느덧 민족대명절 설이 다가왔다. 벌써부터 주요 고속도로에 차량이 몰리고 있고 공항, 터미널 등 귀성객들이 몰리는 곳은 오고 가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평창올림픽 기간과 겹쳐 올 설은 유난히 더 시끌벅적한 듯 하다.
어릴 때와 비교해보면 최근 설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낀다. 필자는 합천에 있는 큰아버지를 뵈러 가는 것이 연례 행사였기에 당연히 설, 추석은 시골에 가야되는 것인 줄 알았다. 부산에 같이 살았던 친척도 있었지만 일 년에 두 번 보는 것이 전부였으니 친지들을 만나는 것도 명절의 큰 부분을 차지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어떠한가. 주변 지인 중 한 명은 명절에 꼭 모든 가족, 친지들을 만나야 되는 것은 아니라고 반문했다. 명절에 나처럼 분주히 이곳 저곳 다니는 것은 이제 옛 스타일이라고 말이다. 일가 친지들을 만나고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다녀오는 것이 90년대까지의 당연한 모습이었다면 부모나 웃어른이 반대로 찾아오는 역귀성, 연휴 기간 동안 해외여행을 가는 등 최근 명절을 보내는 방법은 더욱 다양하게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매년 실시하는 표본조사에 따르면 설에 귀성하는 인구 비율은 2003년 24.0%에서 2017년 20.3%로 줄었다. 반면 역귀성은 2016년 5.3%에서 2017년 13.1%로 크게 늘었고 같은 기간 해외여행을 떠난 비율은 1.2%에서 1.8%로 0.6%P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3대 이상이 같이 사는 대가족이 많이 줄었고 젊은 층의 수도권 유입이 증가하여 자연스레 지방에 부모들만 거주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움직이는 것보다는 몇 명이 적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찾아오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나머지는 명절에 꼭 가족들이 모여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옅여진 것이 주요한 원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017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40~44세 서울 및 경기 지역 출생 인구 비율은 20%가 넘는다고 한다.
짧건 길건 어찌되었든 설이 다시 찾아왔다. 민족대명절을 시작하기 전에 필자는 원초적이면서 다소 철학적일 수 있는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명절은 요즘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가족, 친지들과 만나는 사교의 장? 다소 긴 연휴? 모처럼 멀리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회? 다양한 생각들이 있겠지만 결국 1년에 2번 있는 명절에 대한 우리의 모습이 어떠한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시기가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설 명절은 어떻게든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이어야 한다. 그것이 뿔뿔이 흩어져있던 가족이 되었건, 멀다는 이유로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만나지 못했던 친지들이 되었건 간에 말이다. 사는 얘기, 즐거운 얘기, 화나는 얘기를 소소히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당연히 움직이는 동선이 클수록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 시간적인 이유가 우리 삶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가족, 친지들을 만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대가 변하면 사람들의 생각도 바뀌는 것이 당연지사. 필자가 이렇게 몇 글자 끄적인다고 지금의 명절을 보내는 트렌드가 갑자기 다시 과거로 회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정한다. 하지만 최근 인면수심의 범죄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노인들의 고독사, 과도한 경쟁체제에 밀려난 현대인의 스트레스 증가 현상은 이런 명절을 가볍게 여기는 우리의 행태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돈이 든다는 이유로 명절을 개인적으로 보내는 현상이 심화될수록 우리의 삶은 좀 더 팍팍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설 연휴가 시작된다. 제주도에서 시작하여 양산, 합천을 거쳐 제천으로 떠나는 긴 여정이 본인도 일견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오랜만에 뵙는 부모님, 장인, 장모님, 친지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며 고향 땅을 추억으로 더듬어보기도 하고 와이프와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명절이란 의미를 다시금 새겨볼 수 있는 중요한 삶의 한 조각이 될 것 같은 기대감도 든다. 모쪼록 다가온 대한민국의 설은 아무 탈 없이 좋은 일만 가득한 명절이 되길 기원해본다. 모두가 외롭지 않은 설을 위해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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