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봄이 오고 있습니다'
문재인 진상규명과 배보상 [권대정 기자 2018-04-03 오전 11:33:19 화요일] djk3545@empas.com
올해 제70주년을 맞은 4·3희생자 추념식이 행정안전부 주최, 제주특별자치도 주관으로 3일 제주4·3평화공원 일원에서 개최됐다. 이번 추념식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에 대통령이 참석했으며, 4·3 생존희생자와 유족 등 1만5000여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 '절망에서 희망으로' 추모공연
'슬픔에서 기억으로 기억에서 내일로'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추념식은 제주4·3이 제주도에 국한된 역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기억이자 역사로 나아가기 위한 추념식이라는 의미를 담아 다양한 추모공연이 병행됐다.
본행사에 앞서 식전행사로는 4대 종단(개신교·천주교·불교·원불교)이 함께한 종교의례가 집전됐다. 이어 제주도립제주합창단과 제주도립서귀포합창단, 제주 출신의 소프라노 강혜명 등의 합창 등으로 식전행사가 마무리됐다.
식전행사에 이어 "집집마다 한사람이라도 아니 죽은 사람이 어서"라는 4·3 유족의 인터뷰 등을 통해 4·3의 비극을 알려주는 4·3 동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이 마무리되는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입장으로 이날 본행사가 시작됐다. 이후 소설 '순이 삼촌'(1978년)으로 4·3을 전국에 알린 현기영 소설가가 '4·3 70주년에 평화를 기원하면서'라는 제목의 추모글을 낭독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특히 4·3 유족 대표들과 함께 4·3위령제단에 분향한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좌석으로 돌아오던 중 계단을 내려온 뒤 뒤를 돌아보고 고령의 유족들을 부축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국민의례에 앞서 가수 이효리가 이종형의 시 '바람의 집'을 낭독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국민의례에서는 그동안 4·3 역사를 기억할 수 있도록 헌신한 인물 10명이 대표로 나서 애국가를 선창했으며, 애국가 영상도 제주도의 모습으로 편집해 국민의례에까지 제주 4·3의 모습을 담아 남다른 추념식 행사가 연출됐다.
# 유족대표 "이제 맺힌 한을 푸소서!"
순국 선열과 4·3 영령에 대한 묵념에 이어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추념식을 계기로 용서와 화해를 통해서 상생할 수 있는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제주4·3영령님들이시여! 저희들을 남겨두고 이 세상을 떠날 때 얼마나 가슴아픈 눈물을 흘리셨습니까? 누가 저 어린 것들을 보살펴줄까 걱정이 되어 얼마나 힘들게 눈을 감으셨습니까?"라며 "오늘 이 곳에는 대통령내외분과 각 정당 지도부와 많은 국민이 함께해주고 계십니다. 우리 모두는 영령님들께 고개숙이며 평화와 통일의 소중함을 되새길 것입니다. 하늘에 계신 4·3영령들이시여! 이제 맺힌 한을 푸시고 저희 후손들을 굽어 살펴주소서!"라고 호소했다.
양 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가수 이은미가 중간 공연을 선보였으며, 가수 이효리가 이산하 시인의 시 '생은 아물지 않는다'를 낭독했다. 또한 4·3 유족 이숙영(이관석 희생자의 유족)씨가 유족편지 '설움을 딛고 희망으로'를 낭독했다.
# 문 대통령 "억울함 풀어드리겠다" 국가폭력 사과
유족편지 낭독에 이어 연단에 오른 문 대통령은 이날 추념사에서 "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사과에 이날 추념식에 참석한 유족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2000년, 김대중 정부는 4·3진상규명특별법을 제정하고, 4·3위원회를 만들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4·3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위령제에 참석해 희생자와 유족, 제주도민께 사과했다"며 "저는 오늘 그 토대 위에서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한다. 더 이상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중단되거나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와 함께, 4·3의 진실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선언한다"며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유해 발굴 사업도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끝까지 계속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또 "유족들과 생존희생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배·보상과 국가트라우마센터 건립 등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국회와 적극 협의하겠다"며 "항구적인 평화와 인권을 향한 4·3의 열망은 결코 잠들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대통령인 제게 주어진 역사적인 책무이기도 하다. 오늘의 추념식이 4·3영령들과 희생자들에게 위안이 되고, 우리 국민들에겐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이 되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추념사에 이어 다시 가수 이효리가 등장해 김수열의 시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를 낭독했다. 이어 "제주4·3은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라는 국민들의 메시지가 담긴 영상과 작곡가 김형석의 피아노 연주로 '잠들지 않는 남도'의 합창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념식에 앞서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처음으로 4·3 행방불명인 표석을 방문한 데 이어 추념식 마무리에는 위패봉안실을 방문해 4·3영령을 추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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