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몽룡(69)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날 브리핑 참석을 번복했다. 당초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함께 나와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의 양쪽에 배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몇 시간 전에 돌연 참석을 취소했다. 그가 배석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제자 등 지인들이 극구 만류했다고 한다.
최 명예교수는 이날 오후 자택에서 뒤늦게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집필진 명단을 왜 감추느냐”며 “요새는 사람들이 미리 신상을 털지 않느냐. 그전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현행 역사 교과서 집필자 대부분이 권위가 없는 고교 교사라서 문제가 있다”면서도 ‘좌편향’됐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자신은 보수도 진보도 아니며 역사엔 좌우가 없다고 덧붙였다.
-브리핑에 배석하지 않은 이유는.
“원래 나가려고 했는데 제자들이 막았다. 출발 직전에 제자 2~3명이 집으로 찾아와서 ‘가지 말라’고 몸으로 막았다. 내가 가면 다칠까 봐 노파심에서 막은 거다.”
-집필에 참여해 달라는 연락이 온 건 언제인가.
“10월 하순쯤이었다. 아마 내가 제일 먼저 연락을 받았을 거다.”
-김정배(75) 국사편찬위원장이나 신형식(76) 이화여대 명예교수와의 인연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유학할 때 김 위원장이 하버드 옌칭연구소 연구원으로 왔다. 1년간 알고 지냈지만 특별한 인연은 아니다. 신 명예교수는 서울대 선배다. 집필 참여가 결정된 이후에 만난 적은 없다.”
-집필에 참여한 이유는.
“국정 교과서는 내 고향 같다. 중학교 때부터 교과서를 쓰고 싶었다. 23년간 역사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이유다. 또 지금 (집필을) 맡을 사람이 거의 없다. 200년 후에도 남을 수 있는 교과서를 만들고 싶다. 1년 안에 충분히 집필이 가능하다고 본다.”
-현행 역사 교과서의 문제는.
“집필자의 급이 문제다. 집필자 대부분이 고등학교 선생님이라고 들었는데 문제가 있다. 예전에 국사 교과서를 쓰던 사람들은 권위가 있던 이들이다.”
-상고사 서술이 강화된다는데 달라지는 점은.
“삼국사기 기록을 충실히 인용할 계획이다.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식민지사관, 타율성, 정체성, 반도성 등을 없애겠다. 홍산 문화와 고조선 문화를 구분해 중국의 동북공정에도 대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