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습 전날 리퍼트 대사
한국 사랑하는 미국 아저씨 [이근구 기자 2015-03-07 오후 1:14:10 토요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 최측근' 마크 리퍼트 주한 美대사
週3~4일 걸어서 출근
한국인 매우 개방적이고 따뜻하게 환대해 줘
모든 관계 도전 있는거지만 韓·美관계 튼튼하다 생각
수개월째 한국어 공부
매일 1시간 반 정도 한국어 개인교습 받아
아들, 한국식 이름 지어줘
사주 보고 이름 세개 받아… 그중 '세준'을 골라
한자도 마음에 들고 발음도 좋더라
"한국 음식은 문제다… 내가 너무 좋아해 몸무게 왕창 늘 것 같다"
직접 SNS 한다
한국인 직원·경호원에게 한국말 물어본 뒤 올려
문법 틀렸다고 지적하면 '감사합니다, 선생님' 답변
'그릭스비'로 애견외교?
그런 역할 기대 안 했지만… 주변 사람들 몰려 놀라
그릭스비 이름으로 트위터 계정까지 만들어
한국영화 '명량' 보고 싶다
일본군이 못 올라타도록 이순신 장군, 거북선 제작
혁신이 전쟁 판도 바꿔 나도 해군 출신이라 흥미
기자는 피습 전날인 4일 오후 서울 정동의 대사관저에서 리퍼트 대사를 인터뷰했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한국 사람들이 따뜻하게 대해줘서 내가 참 복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최연소 미국 대사'로 서울에 온 지 넉 달, 그는 여러 번 "서울 사는 게 참 좋다"고 했지만 이제 그렇게 생각하긴 어려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리퍼트 대사는 피습 직후 병원으로 가면서 "여러분, 저 괜찮습니다"라고 했고, 병원에서 수술을 마친 후엔 트위터에 "잘 있고 상태가 굉장히 좋다"는 글을 올렸다. "성원에 깊이 감동했다! 한·미 동맹을 진전시키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돌아오겠다!"고도 했다. 트위터 마지막엔 한글로 "같이 갑시다!"라고 썼다.
하루 1시간 반씩 한국어 공부 중
5일 흉기 습격을 당한 마크 리퍼트 대사가 강북삼성병원에서 응급 처치를 받은 뒤 신촌세브란스 병원으로 들어 서고 있다. 그는 취재진에게 “난 괜찮다(I am OK)”고 말했다. / TV조선 영상 캡처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던데.
"몇 달째 계속하고 있다. 개인 교습을 받으며 하루 1시간 반 정도 공부한다. 예전에 베이징에서 중국어도 배웠는데 많이 잊어버렸다. 한자를 아니까 한국어를 배울 때도 도움이 된다. 발음이 비슷한 게 많더라."
―지난 1월 아들(제임스 윌리엄 세준 리퍼트)이 태어났다. 곧 백일인데 한국식으로 백일잔치도 할 생각인가.
"당연히 한다. 한국 친구들이 백일잔치를 하라고 한다. 문제는 아들 세준이 때문에 너무 바쁜 데다 일이 많아서 여력이 없다는 거다. 어떻게 백일잔치를 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뭐든 하려고 한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말로 "세준이 안 자서 너무 피곤해요. 그리고 요즘 너무 바빠요. 어젯밤, 오늘 아침 세준이 안 자요. 제발 잠 좀 자라. 아기는 기분 좋은데 난 피곤해요"라고 했다.
―한국식 이름은 아들 사주를 보고 지었다는데.
"중국에서 공부하던 시절 사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처음엔 아이가 딸일 것이라고 확신하고 여자아이 이름을 생각해봤다. 그런데 이름 후보 명단을 본 한국 친구들이 '너무 촌스럽다'고 하더라. 그래서 사주를 봤다. 이름을 세 개 받았는데 그중에서 '세준'을 골랐다. 한자도 마음에 들고 발음도 좋았다."
아들 세준, 정말 예쁜데 안 자서 힘들어
―아빠가 된 소감은.
"정말 좋다. 그런데 세준이가 안 잔다. 그래서 피곤하긴 하지만 기분은 좋고 정말 행복하다. 세준이가 정말 귀엽다. 또 한국인들도 미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아기 얘기 하는 걸 좋아한다는 게 참 좋다. 애 키우는 데 필요한 정보도 나누고 서로 도움도 준다. 우린 막 부모가 돼서 모르는 게 많으니까. 아들 세준이가 태어나기 전 내게 주어진 자유시간이 0시간이었다면 지금은 자유시간이 마이너스다."
―대사와 함께 한국에 온 애견 그릭스비도 새로운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나.
"그릭스비는 모든 종류의 새로운 냄새, 사람, 음식을 접하고 있다. 그릭스비 덕분에 한국 친구들도 생겼다. 그릭스비는 내가 사람들을 사귀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릭스비와 같이 걸어다니면 사람들이 그릭스비를 보고 다가와서 말을 걸고 인사한다. 그럴 땐 대사 업무로 만나는 사람들과는 나눌 수 없는 인간적이고 소탈한 얘기를 하게 된다. 한번은 (거리에서) 어떤 사람과 개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동안 즐겁게 했다. 며칠 후 덕수궁 근처를 지나가는데 던킨도너츠 매장에서 그 사람이 뛰어나오더니 '당신이 미국 대사인 줄 몰랐다'고 하더라."
―관저에서 대사관까지 매일 그릭스비와 함께 걸어서 출근하나.
"일주일에 3, 4일 정도 걸어서 대사관에 간다. 세준이 낳기 전에는 거의 매일 그릭스비와 아내와 함께 걸어갔다. 그릭스비는 내가 어른이 돼서는 처음 키우는 개다. 어렸을 때는 골든레트리버를 키웠다. 난 항상 개를 키우고 싶어 했지만 집에서 키울 여건이 안 돼 못 키우다가 3년 전에 그릭스비로 아내를 깜짝 놀라게 해줬다. 바셋하운드종이 좀 게을러 보이지만 고집도 세고 똑똑해 사고도 많이 친다. 하루는 부엌에서 냉장고 문을 계속 긁더라. 마치 '빨리 문 열고 음식 내놔'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릭스비가 '애견 외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데리고 왔나.
"전혀. 그릭스비가 이런 역할을 하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그릭스비를 처음으로 거리에 데리고 나갔는데 그릭스비 주변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걸 보고 놀랐다. 그래서 그릭스비 이름으로 트위터 계정도 만들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는 직접 하나.
"내가 직접 한다. 재미있다. 사전도 찾아보고, 한국인 직원들, 경호원, 기사에게 한국말을 물어봐서 올리기도 한다. 사람들이 문법이 틀렸다고 지적하는 글을 올리기도 한다. 그럼 나는 다시 '감사합니다. 선생님'이라고 쓴다. 굉장히 멋진 경험이다."
―과거에 주한 미국 대사를 비롯한 외교관들은 정부 대(對) 정부의 관계에 주력했는데, 몇 년 전부터는 보통 사람들과 접촉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한국에 와서 가장 우선시하는 일 중 하나가 보통 사람들과의 교류다. 정부 대(對) 정부, 비즈니스 대(對) 비즈니스 관계도 물론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 대(對) 사람 교류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민주주의 국가에서, 두 나라가 역사적으로 밀접하게 엮여 있는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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