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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넘은 학교폭력 심각

지석적 괴롭힘 [권대정 기자 2018-12-24 오후 4:04:24 월요일] djk3545@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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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위 열려 '강제전학'도 결정에도

행정심판 청구로 아직도 같은 학교 다녀

올해 체육 특기생으로 제주시내 한 고등학교에 진학한 A군에게 학교 생활은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 체육 특기생끼리 생활하는 기숙사에서 동급생인 B군과 C군에게 지속적인 폭행과 괴롭힘 등을 당했기 때문이다.

　첫 폭행은 지난 8월 18일 시작됐다. A군이 친구에게 반바지를 빌려 입었는데, 다짜고짜 C군이 "왜 내 바지를 입고 있느냐"며 시비를 걸었던 것이다. A군은 반바지 주인까지 불러 C군에게 해명을 했지만 C군은 A군의 목을 밀치며 벽으로 몰아세우고 주먹으로 얼굴과 복부를 수 차례 폭행했다.

　분을 삭히지 못한 C군은 A군이 소속된 1학년 운동부 9명을 기숙사 방으로 집합시킨 뒤 A군의 상의를 강제로 벗기고 "하루하루 지옥처럼 살게 해줘?"라며 협박했다. 이후 다른 학생들에게는 뺨을 때리며 "애들 입단속 잘해라, 신고하면 턱을 부순다"고 위협했다.

　다음달 3일에는 수위가 더 높아졌다. 교실에서 잠을 자느라 청소시간에 참석하지 못한 C군이 선생님에게 꾸중을 듣자 A군을 자신의 방으로 불러 목을 조르고 뺨을 때렸다. 보다 못한 다른 친구가 말렸지만 C군은 오히려 해당 친구를 넘어뜨려 폭행했다.

　이어 C군은 A군의 무릎을 꿀린 후 입 안에 건빵 8개를 강제로 집어넣고 "먹거나 뱉으면 죽여버린다"며 얼굴을 7~8차례 폭행했다. 폭행이 끝난 뒤에는 "신고하면 죽여버린다"라는 협박이 이어졌다.

　이 밖에도 B군은 시끄럽게 떠든다는 이유로 옷걸이를 이용해 동급생을 폭행했으며, 다른 학생들의 옷을 빌려가 돌려주지 않았다. B군과 C군은 같은 중학교 출신으로 학교에서는 이른바 '공동 짱'으로 불리는 학생들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은 참다 못한 한 학생이 지난 9월 '117학교폭력 예방교육 및 전화·문자상담'에 연락을 하면서 드러났다. 이후 학교폭력위원회가 개최돼 10월 5일 B군과 C군에 대한 '강제전학' 결정이 내려졌다. 아울러 경찰에서도 조사를 벌여 가해 학생들을 폭행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하지만 가해 학생들은 아직도 학교에 다니고 있다. 강제 전학 결정이 내려졌지만, 가해자측에서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및 행정심판 청구를 했기 때문이다.

　피해 학생의 한 학부모는 "가해자측이 행정소송까지 제기하면 1년 6개월 정도 소요돼 그동안 아이들이 가해 학생과 계속 마주쳐야 한다"며 "피해 아이들은 '죽고싶다'고 말할 정도로 심리적 불안을 호소하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어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를 보호할 방안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피해자의 '보호받을 권리'와 가해자의 '학습권'이 상충되는 상황"이라며 "피해자들에 대한 심리 상담 등 더 많은 지원을 실시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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