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현안 중 가장 '뜨거운 감자'인 제2공항 건설 사업과 영리병원 개원 문제가 설 명절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설 연휴가 끝난 후 제2공항 관련 공개토론회가 열릴 것으로 알려진데다,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진료 개시일이 한 달이 채 남지 않아 2월이 최대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31일 오전 도청 브리핑룸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토교통부가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해 진행 중"이라며 "설이 지나는 대로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지역주민과 제주도민에게 직접 설명하라는 입장을 국토부에 수차례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토부에서도 도의 요청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도의 입장도 공개토론회 이후 가급적 빨리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용석 국토부 공항항행정책관은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 착수보고회가 열린 22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시위 중인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이하 반대위)을 만나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

뒤이어 국토부는 24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반대 주민들이 제기하는 문제사항에 대해 일반 국민과 제주도민이 정확히 사실을 파악하고 충분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공개토론회가 조속히 개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 이후'로 잠정 논의됐을 뿐 구체적인 날짜가 정해지지 않아 불안감도 상존해 있다.

공개토론회가 열릴 때까지 용역이 중단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면서 공개토론회 일정 조율에도 진통이 우려되고 있다.

현재 반대위는 가장 유력한 제2공항 후보지였던 신도리는 최악의 활주로 배치로 고의적으로 탈락시켰다는 등의 50여 가지 의혹을 주장하면서 '짜맞추기식 용역'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또 제주도는 지난해 12월 5일 녹지국제병원에 외국인 진료만 가능하도록 하는 조건을 달고 개원 허가를 내줬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사업 허가를 받으면 3개월(90일) 이내에 의료를 개시해야 하지만, 녹지국제병원 측에서는 공식 입장이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이날 "녹지그룹도 나름대로 우여곡절과 고민, 애로사항을 겪어 왔고 최종적으로 조건부 병원 개원 허가에 대해 여러 가지 검토와 고민을 내부적으로 하고 있을 것으로 미뤄 짐작한다"면서도 "공식적인 입장을 기다리는 상태"라고 말했다.

개원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행정소송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원 지사는 "직·간접적으로 (행정소송) 이야기를 들었으나 문서나 공식적으로 통보된 바 없다"면서 "개원하거나, 또 다른 경우가 생겨 협의를 요청한다면 얼마든지 절차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러 시민단체에서는 영리병원과 관련해 ▷서민들의 보편적 의료혜택 침해 우려 ▷국내자본 투자 의혹 등을 제기하며 영리병원 개원허가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설 연휴를 마친 후 성산읍 주민들을 만나 적극 대화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며 "영리병원과 관련해서도 실무적으로 지속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